오래 전부터 구상해 온 한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남북이 협력해서 세계적인 강원도 블루베리 브랜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나름 ‘한반도 블루베리’라는 이름도 붙여봤다. 화천에서 블루베리 농원을 시작한지 어느새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간 강원도 블루베리는 많이 늘었지만 전국 재배 면적의 3%에도 미치지 못해 식품 산업화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연교차와 일교차가 큰 강원도에서 가장 맛있는 블루베리가 생산된다. 블루베리 남북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하게 된 배경에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한의 기후변화,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따른 일본 블루베리와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기회 증대, 동유럽과 서유럽을 연결하는 독일의 사례 등 몇 가지가 있다.
그간 일본으로부터 수출 요청이 있었지만 물량 부족으로 공급하지 못했다. 북한의 농업 현장을 수차례 둘러보신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휴전선 일대 북한 농업은 기온 상승으로 심각한 상태지만 경제적 문제로 대체작물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다고 한다.
야생종 블루베리이자 한랭성 작물인 들쭉의 경우 더 심각하다고 한다. 아직 개마고원 등지는 잘 된다고 하지만 문제는 북한 남쪽지방이라고 한다. 만약 북한에서 블루베리가 생산된다면 일본 시장을 여는 것은 쉽다. 후쿠시마 인근의 몇 개 현이 고품질의 일본 블루베리 주산지였지만 원전 폭발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가격 경쟁력이 승부수다. 당연히 북한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남측의 고용 창출효과도 클 것이다. ‘한반도 블루베리’ 사업은 묘목과 비료,재배기술,물류지원으로 가능할 것이다. 남북일 3국 공동추진 국제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양질의 좋은 과일은 일본에 제공하고 등급이 낮은 물량은 남강원도에서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하면 된다.
몇 해 전 강원식품수출기업들에 제안,결성된 ‘강원블루베리콜라보협동조합’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다. 회원사들은 음료, 잼, 김, 소시지, 핫도그, 치즈스틱, 고추장, 스낵류를 이미 시판하거나 수출하고 있으며 향후 김치, 막걸리, 어묵 등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관건은 싼 가격의 블루베리 확보다.
해외 사례를 보면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이 싼 인건비로 재배한 블루베리를 독일이 유럽 최대의 소비처인 서유럽 마케팅을 대신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물류 등 제반 시스템 등이 잘 갖춰진 독일이 서유럽 판매를 맡는 방식이다.
남북협력 블루베리 프로젝트가 묘목기부 등 강원도민운동으로 전개되고, 언젠가는 수확체험 관광까지 이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강원도 블루베리의 원조인 화천군이 중심이 되어 북방재배기술을 전수하고 교류하는 곳이 됐으면 한다.
